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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출근길 지하철 앉아 가는 자의 기억법

2017년 7월 잡코리아에서 조사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니까, 서울거주 직장인들의 평균 통근시간이 왕복 1시간 40분정도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순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지하철 27.7%

2. 자가용 26.3%

3. 버스 20.7%

4. 버스-지하철 17.1%

5. 도보 3.9%

자가용, 도보를 빼면 역시 시민의 발, 지하철과 버스를 많이 이용하네요.

그런데 합이 100%가 아닌 95.7% 인거 눈치 채셨나요? 왜 이런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


저의 경우에는 출퇴근 시간이 왕복 2시간 40분 걸립니다. ( 편도 1시간 20분, 지하철 1시간 5분 + 도보 15분, door to door 기준 )

 어머 개고생이라고요? 괜찮아요!

왜냐고요? 저는 지하철에 앉아서 오는 시간이 길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에서 앉아서 출퇴근 하는 방법에 대해서 우리 깊게 생각해 볼까요?

뭐 대단한 방법이 있다고, 그걸 깊게 생각해? 픽~ 하시는 분들 있을겁니다.

맞습니다. 대단한 기술은 없습니다. 필요한 기술은 관찰력과 기억력만 있음 됩니다.

반칠십 넘게 살아보니 모든 일이 운칠기삼입니다.

운이 7, 기술이 3.. .거시적으로 봤을 때, 지하철에서 앉아서 가냐 서서 가냐를 결정짓는데도 운칠기삼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면, 출퇴근 하는데 거주지와 도착지가 지하철의 시작과 끝이다. 그럼 편히 앉아서 출퇴근할 확률이 크겠죠?

불행하게도 나는 이게 아니다! 제발 갈때만이라도(올때만이라도) 앉아서 가고 싶다!

비법 나갑니다.

눈을 크게 뜨고 봅시다.

 

앉아서 가고 싶은 이미지

 

1. 탑승 전

출발하는 역에서 아무 생각없이, 아무 칸에서 탑승하지 마세요.

어느 칸에 승객이 가장 적은지, 어느 칸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내리는지, 평소에 잘 봐둬야 합니다.

다음 몇개의 정거장 뒤에 환승역이 있다면, 어느 칸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내리는지도 봐야 합니다.

어느 칸인지 어떻게 아냐고요? 플랫폼 바닥에 1-1 에서 8-4 꺼지 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이걸 기억하라는 겁니다.

평소의 관찰을 통해 그런 칸을 노리세요.

그리고  열차 양쪽 끝이 아닌 가운데로 탑승하셔야 합니다. ( 예를 들면, 2-2, 2-3 )

양쪽 끝은 노약자석인데, 중앙에서 접근, 경쟁해야겠죠?


2. 탑승 후

점찍어 둔 칸을 탔는데, 빈자리가 없다. 곧 환승역이 다가온다.

누군가는 내린다. 누군가는 반드시 내린다. 그 놈 앞에 서야 한다. 그놈을 알아야 한다!

두리번 두리번 하거나, 가방을 만지작 거린다. 당연히 그 사람 앞에 서야지요.

그런데 이건 누구나 다 아는 방법입니다.

심지어 그 사람 앞에 다가가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황급히 그 사람앞에 섭니다. 

아, 나의 식스센스를 저들도 갖고 있었구나...그리고 그 사람이 금방 거기서 자리가 나서 앉는 것을 보고, 깊은 빡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나는 서서 가고 있는데 앞에 사람은 안내리고, 여기 저기서 앉아있던 사람이 내리고, 그 앞에 서있던 사람들은 앉고..

그저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만 하고 계시지 않나요? 이런 패배 원숭이같으니라고.

뭐라고 했죠? 관찰력과 기억력이 필요합니다!

누구를 기억해야 할까요?

바로 방금 내린 사람들을 기억 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에 그 사람들 앞에 가서 서 있어야 하니까요. Got it ?

저는 그들을 기억합니다. 저 안경뚱땡이는 곧 내린다. 그놈이다. 앞에 누가 있다.

저 할매는 그 다음이다. 할매로 접근한다. 아뿔사, 누군가 먼저 앞에 선다.

다음 타겟은 저 아저씨!  앞에서기 성공, 역시 곧 내린다.  미션 완료~아자!

 

어디서 내릴지 주시하는 이미지

 

 

정말 간절히 앉아서 가고 싶다면, 항상 타는 시간에 탑승할 수 있도록 약간의 부지런을 떨어야 합니다.

지하철에 타는 시간이 거의 매일 같고, 같은 칸에 탄다면 그 안에 매일 보는 사람들이 있을겁니다.

기억하기 쉬워지니까 앉을 확률이 더 높아지겠죠?


실패담 하나 들려줄게요. 매일 보는, 매일 일찍 내리는,  고마운 그 남자 앞에 기분 좋게 서 있는데, 이 사람이 안내립니다.

분명 내릴 역이 지났는데, 왜 안내리는거지? 방송을 못들었나? 멍때리는 중인가? 내리라고 말해줄까?

그냥...회사가 이전했거나, 이직을 한거 같다. 에이씨..

 

웃긴 사진

 

 

에피소드 하나 더 추가한다.
교복입은 학생이 앉아있으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학생의 통학거리는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확보대상 1순위로 잡는다.
무심한듯 시크하게 교복의 마크를 힐끔 보고, 스마트폰으로 학교명을 검색한다.
위치와 지하철명을 확인하고 쾌재를 부른다.
CSI 들어가도 되겠다고 자화자찬한다.
그런데 안내린다. 뭐지.. 이녁석 땡땡이 아니면, 백일장 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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